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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광주 자동차와 두 개의 알고리즘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15-07-14 09:22
조회수
6141

광주 자동차와 두 개의 알고리즘

김주완
<광주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자동차는 광주다. 그렇게 표현해도 좋다. 연매출 11조5천억원, 7천명이 자동차로 먹고 산다. 1965년 중소형 조립공장에서 출발한 자동차는 97년 부도 때 광주 시민을 처음 만난다. ‘기아차 살리기 운동’이다. 협력업체 돈 빌려주기, 기아차 사주기 캠페인 등이 전개됐다. 당시 언론들은 광주시민과 기아차가 ‘한배를 탄 운명’이라고 보도했다. 난제의 광주경제를 푸는 알고리즘(Algorithm, 문제해결을 위한 논리나 절차)의 첫 과제를 시행한 셈이다. 어려움을 이겨내자 빛이 보였다.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휘청거린 틈새를 파고들어 지금은 60만대 생산체제를 갖췄다.

그러나 위기는 반복된다. 흔들렸던 글로벌 회사들이 구조조정을 마치고 확장세다. 환율마저 등을 돌렸다. 인도를 제외한 여타 시장에서 불리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수입차 비중이 15.6%를 넘어서 내수마저 60%대로 떨어졌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좋은 시절 다 갔다”며 한숨이다. 살아남기 위해 해외로 방향전환 중이다. 지난해 국내 총생산량과 맞먹는 441만대를 밖에서 생산했다. 앞으로도 현대기아차는 중국에 75만대, 멕시코에 30만대 생산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값싼 임금과 시장 확보 때문이다.

자동차와 운명을 같이 한 광주로서는 막막하다. 뭔가 외쳐야 한다. ‘외국 가지 말고 광주로 더 와주세요’라고 말해야 한다. 그러나 무의미하다. 해외로 나가는 이유를 상쇄할 조건이 담겨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 경제를 위한 광주시민의 두 번째 준비된 알고리즘은 무엇일까? 이미 단초는 던져졌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일화다. 선거운동 막바지에 유력한 광주시장 후보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캠프에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하루 쯤 지나 문자 한통이 도착했다. “저는 독일로 출발합니다. 확신 없이 광주의 미래를 얘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녀온 후 그는 텔레비전 선거토론 때 이렇게 말했다. “저는 청년일자리를 위해 독일의 자동차 도시를 전문가들과 함께 직접 방문했습니다. 시민합의가 중요하다는 것을 그 곳에서 배웠습니다. 독일의 수투트가르트, 스페인의 몬드라곤이 그렇게 성공했습니다.

기아자동차 100만대 생산체제 구축도 반드시 성공할 수 있습니다” 후보자는 지금의 윤장현 시장이다.
한국GM의 호샤 사장은 말한다. “한국 자동차산업 인건비는 지난 5년간 50% 상승했다. 세계 최고다. 인건비 측면에서 한국은 경쟁력을 잃고 있다” 윤장현의 광주형 모델은 이 지적에 대한 해답인 셈이다. 시민합의로 4천만원대의 평균임금 지대를 제3지대에 만들자는 것이 골자다. 당시 동행했던 전문가는 기아차 전 노조위원장 박병규씨. 새로 조직된 광주시 사회통합추진단장을 맡고 있어 ‘시민합의’에 무게추가 실려 있음을 알 수 있다.

2만개의 부품과 수십 개의 모듈로 이뤄진 자동차는 부품회사와의 협력이 절대적이다. 해외로 나가면 이것이 문제가 된다. 협력회사를 모두 데리고 갈 수도 없다. 반값임금이 확고히 보장된다면 굳이 나갈 이유도 없다. 전기, 수소차 등의 기술력도 담보해 내려면 자국 생산체제가 유리하다. 그래서 광주의 제안이 솔깃하다. 그러나 반응할 수 없다. 노동법 관련 조항들을 가장 큰 걸림돌로 보고 있기 때문. 현재 노조법의 근간인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에 위배된다. 기아차 노·사가 합의한다고 해도 민주노총 금속노조 지부가 승인해 줘야 한다. 이 때문에 광주시도, 현대차그룹도 말을 아끼고 있다.

두 번째 알고리즘 성공여부도 첫 번째에 담겨있다. ‘기아차 살리기’와 같은 시민열정이다. 이 열정이 광주만의 이니셔티브를 쥐게 할 것이다. 국가적 아젠다로 부각시켜 해결을 촉구할 수 있다. 독일이나 스페인이 그렇게 성공했다. 법적보장을 받는다면 한국 노사관계의 패러다임도 새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굴곡의 역사 속에서 광주는 중요한 때마다 큰 획을 그었다. 희생이 따랐지만 방향은 옳았다. 이번에는 경제문제다. ‘먹고 사는 일’처럼 중요한 게 어디 있겠는가? 힘을 모아보자. 그래야 젊은이의 손도 녹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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