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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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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권력과 광주

작성자
배주완
작성일
2016-12-14 09:36
조회
194
민생 권력과 광주

<김주완 광주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촛불시위는 주권자 국민의 권력에 대한 메시지다. 대통령 탄핵까지 이끌었다. 이 메시지의 작동요인은 정치에 대한 실망이다. 들여다보면 민생이 자리한다. ‘일자리 부족’과 ‘소득 불균형’이다. 실직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돈을 벌어도 흙수저 삶을 벗어날 수 없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는 이런 민생을 자극해 승리했다. 일자리를 뺏긴 백인들의 불만이 대권의 방향을 바꿨다. 막말과 스캔들, 자질조차도 용서됐다. 민생은 영화 ‘동막골’에서 마을 이장의 한마디로 요약된다. “무얼 잘 멕여(먹여)야제…” 제대로 먹이지 못 하면 마을 주민을 다스릴 수 없다. 잘 먹고 잘 사는 문제가 권력을 만드는 시대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 민생에서 표가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주요기관을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시켰다. 힘없는 지역에 좀 더 비중 있는 기관을 내려 보냈다. 국가균형발전 특별법(균특법)도 제정했다. 2007년 균특회계 전체 규모는 전년대비 7.6% 증가한 6.8조원 수준. 지역혁신 분야에 대해서는 시·도에게 자율편성권도 부여했다. 그러나 이 후, 예산규모와 편성권은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해당 지자체 낙후 정도와의 상관관계도 없어졌다. 기업지원 사업비도 매년 줄어 과거 8천억에서 지금은 4천억 정도에 그치고 있다. 지자체는 해마다 정부, 기재부, 국회의원들 앞에 무릎을 꿇는다. 지자체는 권력 앞에서 비굴해 졌다. 민생 때문이다.

그런 민생에도 등급이 있다. 67년 4월, 박정희는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발표했다. 11년 후에야 호남선 복선화가 이뤄졌다. 전북 이리까지였다. 2003년 비로소 전 구간이 완료됐다. 울산 공업지대, 마산 공업지대 등 대규모 공단은 모두 영남에 배정되었다. 나는 지난 6일 김해를 다녀왔다. 순천을 지나 영남으로 들어서자 공장의 대형 트럭들이 8차선을 질주했다. 지금껏 달려온 길이 너무도 초라해 보였다. 야윈 혈관을 뚫으며 달려왔다는 자괴감으로 한동안 먹먹했다. 지난달 25일에는 WC300 예비후보기업 모임을 가졌다. 세계 300대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국가사업이다. 선택되면 100억 가까운 부가가치 혜택을 입는다. 지금까지 선정된 기업체는 전국 231개. 부산 23개, 대구 24개, 그런데 광주는 2개뿐이다.

종종 선정 심사에 들어갔던 호남출신 A씨는 “광주가 이렇게 열악한가 하고 비애를 느낄 때가 많았다”고 회고했다.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들이 없다는 말이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광주를 떠나고 있다. 땅은 척박하고 소외는 대를 잇는다. 이것은 현실이다. 지역주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2016년 11월의 광주도 그랬다. 타당성 조사까지 마친 자동차 100만대 사업이지만 예산배정은 ‘0’원. 이유는 ‘국비 반영비율’ 탓이었다. 지난해 만든 ‘산업기술혁신사업 기반조성 평가관리지침’ 탓이다. 전체예산 3천30억원 중 장비비와 기술개발비의 50%(전체 사업비의 1/3 수준)만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경우 광주시는 1천883억을 부담해야 한다. 지하철 건설과 국제 수영대회를 앞둔 광주시는 말문이 막힌다. 답을 안 주니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다행히 부품클러스터 사업비 130억원이 이달 들어 확보됐다. 그러나 분담률 문제는 풀지 못했다. 향후 사업진행에 애로가 될 것이다.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재정자립도가 약한 지역은 얼마나 더 약해져야 하는가? 돈이 많은 지역만 혁신사업을 하라는 얘기인가? 정부가 이런 질문에 답해야 한다. 민생 등급은 국가통합을 저해한다.

등급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첫째, 척박한 땅일수록 꿈은 크고 비전은 깊어야 한다. 광주 친환경자동차 산업이 그렇다. 향후 대선공약도 그렇게 도출돼야 할 것이다. 둘째, 지역민의 의지를 한 데 모아야 한다. 흩어지면 얕보이기 쉽다. ‘문화의 전당’ 건설과정이 말해 준다. 비판은 발전적이어야 한다. 일부 단체나 언론의 사리사욕을 경계한다. 셋째, 지역민의 혜안이 중요하다. 대통령 탄핵 후 불확실성의 시대가 갑자기 도래했다. 정치를 보는 바른 눈이 필요하다. 그 혜안이 지역 내에서 일반화 되어야 한다. 표출되면 힘을 갖는다. 민생권력을 갖기 위한 최대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