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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시스템의 복원을 기대하며

작성자
배주완
작성일
2016-11-09 10:37
조회
363
경제 시스템의 복원을 기대하며

<김주완 광주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최순실’ 충격파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혼란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시민들의 일상대화에 칼바람이 얹혀있다. ‘나라 모양이 이게 z가?’ 분노 뒤에 감춰진 불안감도 보인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무엇보다 경제가 말이 아니다. 실직자의 한숨소리가 낙엽처럼 쌓여 있다. 청년들은 웃음기를 잃은 지 오래다. 조선업이 몰락하고 노트7 생산은 멈췄다. 내년 예산안 처리와 경제정책 수립 등의 과제도 산적해 있다. 오늘 치러지는 미국 대선 여파와 금리 인상 위험신호를 누가 모니터링하고 있는 지 걱정이다. 우환은 한꺼번에 겹치는 법인가?

정치와 경제는 다르지 않다. 정치를 잘하면 경제가 풀린다. 서민 삶이 풀리면 정치인의 입꼬리도 올라간다. 상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치와 경제를 공생(共生)관계로 보기 쉽다. 그러나 이 말은 정치인의 술수에서 나온다. 찬조금이나 기업부담금이 그렇다. ‘국민을 위해 모금에 동참해 달라.’ 검증되지 않는 표어다. 정치와 경제는 공진(共進) 관계여야 맞다. 서로 경쟁하고 진화해야 미래가 있다. 경제 성장률이 높은 만큼 정치수준도 높아야 한다. 산업화 이후 경제는 약진했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그러나 정치는 아직도 수준 이하, 오히려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아프리카의 가젤은 매일 아침 ‘나는 가장 빠른 사자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죽는다’고 되새김한다. 사자도 매일 눈을 뜨면서 ‘가장 늦게 달리는 가젤보다 빠르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고 다짐한다. 둘은 매일 달려야 살 수 있다. 멈추면 죽는다. 진화는 필연적이다. 사자는 육식동물 중에서 가장 빠른 시속 80㎞를 자랑한다. 공교롭게도 가젤도 80㎞를 달린다. 둘은 생존경쟁을 통해서 상호 발전을 이뤘다. 등속이었을 때의 승패는 ‘죽을 힘’에 달려있다. 누가 순간에 그 힘을 내느냐에 생사가 갈린다.

정치건 경제건 ‘죽을 힘’으로 달려야 한다. 박근혜 정부도 그 힘을 내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았다. 그 힘의 방향은 내부로 향했다. 권위 지키기에 급급했다. 소통 부재 지적이 계속됐다. 리더십은 실종됐다. 주변에 환관들이 넘쳐났다. 한진해운 사태는 좋은 예다. 문제를 푸는 과정에 해양수산부는 없었다. 물류대란으로 귀결됐다. 그런 식으로 해운업을 정리한 나라는 없다. 화주와 화물사이의 연결망이 복잡한 해운업은 관계기관이 협치를 통해 풀어야 한다. 이것이 경제 시스템이다. 그렇게 흘러가도록 조정하는 것이 리더십이다. 리더십 부재는 필연적으로 시스템 가동까지 망친다. 최순실씨가 개입됐다는 보도를 접하면 전체 맥락이 더욱 뚜렷해진다. 통탄한 일이다.

나는 김영란법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사람이다. 다이나믹(Dynamic)한 우리 국민성을 훼손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제 시스템을 구동시키는 데는 좋은 법안이라고 본다. 시스템의 최대 적은 인맥이다. 광주 지역사회에서 일고, 광고에 서울대 졸업은 성공의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장애요인이다. 누구를 잘 알고 친하다는 것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김영란법은 그런 면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공평한 경쟁을 통해 사회가 공진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갈등구조를 통해 공진하는 특이한 사회성을 갖는다. 다이나믹 코리아(Dynamic Korea)는 경제적 관점에서 가치가 크다. 한국시장은 테스트 베드(Test bed)로 인기 있다. 소비자 반응은 즉각적이다. 핸드폰 교체시기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이 힘은 대한민국을 경제 강국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다이나믹한 국민성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현상들은 일정한 구도를 갖는다. 이 현상을 프랙탈(Fractal)이라 부른다.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 되는 구조를 말한다. 자기 되먹임의 결과이고 마이크로(Micro)가 매크로(Macro)를 움직이는 구조다. IMF 치욕으로 한국인의 바닥이 흔들린 적이 있었다. ‘금 모으기’는 그 것에서 형성된 일종의 패턴이다. 지금의 ‘촛불모임’ 역시 프렉탈 구조를 갖는다. 이 구도 속에서 정치는 완성단계를 지향 중이다. 화룡정점을 국민들이 잘 찍어야 한다. 창발현상은 가장 불안정할 때 분출된다. 지금의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